강이 시작되는 곳에서 왔지 뼈무더기 쌓인 벼랑이 둥지야 노을이 피처럼 엉기는 저녁 은사시나무 숲에 물안개가 퍼질 때 살다 지쳐 쓰러진 자를 찾아 날았지 하루에 세워진 이 도시는 1월에도 살찐 비둘기들이 양지에서 졸고 있더군 강바닥까지 마취시키는 추위도 없이 도대체 어떻게 겨울이 죽지 매일 취하고 똑 같은 노래만 따라 부르고 똑 같은 춤만 빙빙 도는 당신은 나 따라 응달로 돌아갈 생각 없어 비 오듯 쏟아지는 돌팔매를 뚫고 검은 기차 밑빠진 다리를 건너는 고향으로 말이야 까악까악 근시들의 눈알이나 쪼다가 더 추운 바람을 베는 강변에서 둘이 꼭 부둥켜안고 오석으로 얼어붙자고
편집자들이 자꾸 밝은 글을 쓰라고 채찍질합니다. 어두운 글 쓸 때마다 구독자가 이탈했다네요. 하지만 전 그리 믿지 않습니다. 슬픈 글은 슬픈 글의 효용 가치가 있는 법이지요. 실컷 울고 싶을 때 슬픈 음악 틀어놓고(전 요즘 '총 맞은 것처럼'을 주로 반복) 울고 나면 몸과 마음이 개운해지는 효과를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