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습니다. 정선에도 춘천에도 바람의 손길이 따뜻해졌습니다. 추위가 두려워 꼭꼭 닫아두었던 창도 출입문도 하나씩 열었습니다. 종일 묶여만 있는 이웃집 검은 개가 이제 좀 편안해질까요? 벌써 여러 달째 보는데도 하도 짖어대서 저놈도 나처럼 성격이 안 좋은 개인가 했더니 개를 잘 아는 사람이 그러는데 그게 인사일 수도 있다네요. 그러고 보니 짖을 때도 꼬리는 흔들더군요. 아무튼 개를 키우는 건 좋은데, 산책도 안 시키고 종일 묶어두기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엔 시골에도 개를 풀어 키우지 않습니다. 위험하기도 하지만 이웃의 밭을 해치는 일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개는 그저 낯선 이를 향해 짖는 것이 삶의 전부가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