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 선수
겨울이 시합 날자를 잡았다
해마다 그랬다
일 년 중 가장 힘든 시간 골라
링으로 올라가라 한다
승보다 패가 많은 내게
바라는 건 통쾌한 KO패
상대는 진 적이 없다
지난 세 계절은 먹고 살기 바빠
연습도 하지 못했는데
체중부터 맞추라 한다
가난이 불린 배는
쉽게 빠지지 않는다
내 턱은 유리턱
아무리 가드를 올려도
결국 한 방은 맞는다
열 번을 셀 때까지 일어날 수 없는
저 묵직한 주먹들
평생 따라 다닌 불운들
나는 유망주도 아니고
챔피언도 아니다
어쩌다 휘두른 주먹에
상대가 쓰러지기를 바라며
오늘도 고개 잔뜩 숙이고
복권을 사러 간다
봄이 거의 다 왔습니다. 햇살이 방으로 들어오는 면적이 늘어나더군요. 지난겨울은 혹독했습니다. 날씨도 추웠고 눈도 많이 왔습니다. 눈이 많이 온 것은 다음 농사를 생각하면 좋은 일입니다. 봄이면 비상근무를 서야 하는 산불 예방에도 좋지요.
겨울이 시작될 때, 눈이 와서 나무뿌리 근처가 얼면 좋다고 합니다. 그 눈과 얼음이 외려 방한 효과를 내서 겨우내 추위로부터 뿌리를 보호해 준다더군요.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