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을 찾아
- 정선 계곡 실종 사건
이은란
정선 벼랑이 품은
얼은 강 빗장 열고 들어간 남자
몰운대로 내려 온 별무리 꼭두 춤추고
신고 받고 출동한 구급차 마을을 흔드는데
겨울 동강 속에 허물 벗어 놓고 바위로 들어간 남자
얼어붙은 폭포도 숨죽이며 지켜보고
봄날을 기다리는 강물은 아라리 아라리 흐르고
소금강 계곡에서 봄나들이하던 날들
복사꽃 환했다고
살만했던 날들은 도원이었다고
출근하다 말고
문 열린 차만 남기고 사라진 남자
다시는 찾지 못하네
줌으로 비대면 수업을 하는 학생들이 정선으로 이사 간 선생이 궁금해 내려왔드랬습니다. 사진으로 보던 번영식당의 푸짐한 보리밥을 먹고 한국 시문학의 성지 몰운대에 갔지요. 중간에는 역시 귀향해 사는 박정대 시인 집으로 가서 담배 한 보루에 관광 가이드로 채용했습니다.
다섯 명의 학생들과 한 명의 가이드와 한 마리의 강아지(이름은 양조위로 박정대 시인이 입양했습니다.) 그리고 현지 짐승 한 마리가 즐겁게 옛 도원인 정선을 유람했습니다.
겨울 강과 벼랑은 색을 다 버리고 흑백사진으로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