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책상을 싣고 왔습니다. 기역 자로 구부러진 컴퓨터 책상입니다. 상판에 덮는 유리까지 가지고 왔습니다. 글 쓰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이런저런 건설 공사를 하는 친구입니다.
이사를 하고 책상과 의자가 필요해서 여러 친구에게 얘기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 돈을 주고 사야 하기 때문이지요. 의자는 여러 개 좋은 놈으로 받았는데 책상이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추위가 물러나자 이 친구가 자신의 트럭에 책상을 싣고 나타난 것입니다.
어릴 적부터 친구라지만 먹고 사느라 서로 고향을 떠났기도 하고 해서 계속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시골은 한 번 친구면 끝까지 친구입니다. 집안을 둘러보더니 창이 많아 암막 커튼을 달아야 보온이 된다고 하더군요. 사실 저도 필요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커튼까지 다는 공사를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시멘트벽에 못을 박는 것은 성공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 친구는 트럭에 모든 공구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전동으로 못을 박는 드릴도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