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눈이 내렸습니다. 저녁에 성긴 눈발이 날리더니 밤새 내렸더군요. 아주 많이 온 건 아니지만 길과 차를 덮어 겨우 눈만 빼꼼히 드러나 보였습니다. 지난번 눈 때 쓰려 사온 빗자루가 동강이 나버린지라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기만 하는데 이웃집은 어느새 눈을 쓸었더군요. 바로 우리 집 경계까지만요. 이건 무언의 경고입니다. 네 집 앞은 네가 쓸어! 뭐 이런 거지요. 그래서 눈길을 엉금엄금 기다시피 차를 몰고 면사무소가 있는 마을로 갔습니다. 이를테면 그곳이 다운타운입니다. 기차역도 있고 우체국도 있고 농협 마트도 있고 문제의 철물점도 있습니다.
이번엔 가래를 달라고 했습니다. 저번 건 부러졌다니 주인아줌마는 무심하게 “그래요? 그리 약하진 않을 텐데...” 하더군요.
이곳에 오면 밥을 먹기 위해 들르는 곳이 있습니다. 이젠 인터넷에서도 제법 알려진 곳인데요. 바로 광부들의 사택이 있던 좁은 골목 안에 위치하고 있는 식당입니다. 저는 지금도 네비를 켜고 가지 않으면 찾지 못할 정도로 좁은 길 안에 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