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지나갔습니다. 정부가 만 나이만 인정하기로 한 까닭에 제 나이는 제 자리 걸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1월 1일을 설로 쇠게 하려는 정부의 강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1월 1일에 시단의 어른들에게 세배를 갔었지요. 지금은 돌아가신 원로 시인들은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수많은 후배들의 인사를 받느라 그 댁은 종일 시인들로 가득했습니다.
지금은 그런 풍속은 사라진 듯합니다. 설에도 고향을 갈까 말까 망설이는 판이니까요. 큰형이 돌아가시고 형수님은 치매가 왔습니다. 어쩌면 올 설은 각자 자기 집에서 지기 자손들과 함께 지낼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년 추석과 구정에 이동하는 사람들을 보며 저 행렬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코로나가 답을 줬습니다. 확실히 코로나 이후 사람들의 결속력은 많이 떨어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