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동창 중에 손호경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키가 저보다 크고 덩치도 좋지요. 저도 어디 가면 한 덩치 해서 소도둑이라 불렸던 반면에 그 친구는 인상이 선량했습니다. 하는 짓도 얌전하고 천생이 목사였지요. 신학대학에 가서 목사가 됐다는 말을 듣고, 우리 동창 중에 진로가 추측되는 친구가 둘이었습니다. 하나는 줄기차게 장래 희망이 문학가라고 외치던 저와 행동으로 보여준 그 친구였지요.
돈도 못 벌면서 괜히 바삐 밖으로 나다니던 시절, 제사를 보러 귀향했다가 시장에서 친구를 만났습니다. 청년기는 생략하고 중년에 만난 것이었지요. 어디서 목사를 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고양리라는 곳이랍니다. 저도 정선 사람인데 거기가 어딘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한 번 같이 가보자 했습니다. 차를 타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 한참 들어가는데 1차선 길 끝에 마을이 있는 건지 의심까지 들더군요.
결국 도착한 곳은 산과 밭 사이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예배당이었습니다. 그 작은 교회도 요즘 새로 지은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