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 느는 게 있습니다. 먼저 부고장이 많아집니다. 당연한 일이겠지요. 우리가 아는 사람들은 이제 나이 먹고, 더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이 되어갑니다. 물론 청첩장도 많이 오지만 일을 핑계로 부조만 보내도 됩니다. 하지만 조문은 그렇지 않지요. 빠지면 뭔가 죄가 될 것 같아 뒤숭숭합니다.
장례 풍경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한구석에 몰려 앉아 화투를 쳤습니다. 돈이 떨어지면 상주에게 빌려 가면서 참 그악스럽게도 했지요. 상주와 함께 밤을 새운다는 미명 하에 벌어지는 도박판은 으레 욕설과 멱살을 잡는 시비로 발전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도박을 하며 밤을 새우지는 않습니다. 상주들도 베옷에 지푸라기를 두르고 애써 곡을 하지 않지요. 이십 대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상주인 저에게 억지로라도 아이고아이고 곡을 하라 해서 참 힘들었습니다. 저는 소리 내지 않고 눈물만 흘리는 편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