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소망이 하나 있었습니다. 집필실을 마련하는 것이었지요. 글쟁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이겠지만 대부분 글쟁이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마음에 드는 집필실을 얻지 못하고 삽니다. 저 역시 그랬지요. 몸 하나 뉠 방 한 칸도 어려운 주제에 집필실이라니 언감생심이었습니다.
하지만 꿈은 누구나 꿀 수 있지요. 그래서 집필실 이름부터 지었습니다. 끄적당. 끄적당이 제 집필실 이름입니다. 기왕이면 조용하고 풍경도 좋은 곳에 있었으면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심의 도서관 앞도 괜찮다 여겼지요. 하지만 또 꿈은 꿈일 뿐 그렇게 세월만 흘러갔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기회가 왔습니다. 제 고향 정선에 제 형편에 맞는 방이 나온 것이지요. 읍에서는 멀리 떨어진 면 단위에 강이 보이는 마을이었습니다. 마을 회관을 새로 지었는데 구 회관은 세를 준다고 했습니다. 건물은 좀 낡았지만 넓고 보증금도 없이 연세 180만 원만 내는 조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