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모기가 있습니다. 10월 말 온도는 겨울로 향하는데 모기들이 계속 저를 괴롭힙니다. 견디다 못해 모기향을 사다가 세 군데나 피웠습니다. 제 월세방은 방 두 개에 거실 겸 부엌이 있는데 모기향 세 개면 온 집안이 매운 연기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저는 잠시 외출하는 것이지요. 뭐 이 정도면 제아무리 독한 모기라도 없어지겠지 하는 예상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 집에 돌아오니 집안은 온통 모기향으로 덮여 있더군요. 모기향이 마지막 한 토막까지 다 타기를 끈기 있게 기다렸습니다. 생명을 죽이는 일이니. 저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생각했지요. 모기향이 다 탄 것을 확인하고는 창을 열어 환기를 했습니다. 저도 맵더군요.
그리고 그날 저녁 책상에 앉았는데 거짓말처럼 모기가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유유히 날아오더니 등 뒤로 숨더군요.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모기향 회사를 고발하고 싶더군요. 그래서 집안을 다 뒤져 전기로 피우는 훈증기형 모기향을 두 개 피웠습니다. 모기향보다 훨씬 비싼 킬러입니다. 연기가 목을 자극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