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용하다는 명리학자를 만났습니다. 이 나라 유수의 대기업에서 자문으로도 일했다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이는 제 사주를 묻더니 흙 土자가 가득한 풀이를 보여주더군요. 오행 중에서 흙이 많은데 물 水자가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물이 없는 흙은 사막이라는 거지요. 그러니까 돈을 많이 벌 꿈은 깨라는 거였습니다. 어쩌다 돈이 생겨도 그저 목이나 축일 정도에서 그친다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나무 木자도 하나뿐이라 했습니다. 나무는 명예나 공적을 뜻하는데 사막에 나무 한 그루 달랑 있으니 그건 선인장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큰 명예도 바라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으니 속이 시원했습니다.
저는 제가 사막이라는 사실을 전부터 알고 있었거든요. 돈도 명에도 기대하지 말라니 모든 생각이 싹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죽지 않을 만큼 최소한의 물로 생명을 이어갈 것이고 누군가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저 시를 쓰며 살아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