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택시 운전사 친구를 만났습니다. 마침 여량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찾아갔지요. 차도 마시고 술도 마셨습니다. 물론 근무 시간이 지난 뒤 집에 차를 세워두고 말이지요. 그런데 그 친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전 시인 같은 한량은 그저 자유롭게 사니 좋아.”
흠. 나더러 한량이라니….
한량의 사전적 뜻은 이렇습니다.
‘보통 일정한 직업 없이 돈 잘 쓰고 풍류를 즐기며 협기 있고 호걸스럽게 노니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러나 항상 동일한 의미로 쓰이지 않고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조선 초기에는 관직을 가졌던 자로서 향촌에 거주하는 유력계층을 의미했고, 조선 중기 이후에는 벼슬을 못 하고 직역(職役)이 없는 사람을, 조선 후기에는 아직 벼슬하지 못한 무인 또는 무과응시자를 의미했다.’
그러니까 백수보다는 여유 있는 계층이네요. 사실 저를 백수라 칭해도 할 말은 없습니다. 일정한 일자리도 없고 수입도 보잘것없지요. 그래도 서운한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