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태백선이란 기찻길이 있었습니다. 원주에서 갈라져 제천, 영월을 거쳐 정선으로 왔지요. 종점이 구절리였습니다. 험한 태백산맥을 뚫고 길을 내느라 고생 많이 했습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 눈에 거슬리던 사람들을 잡아서 '국민재건단'이란 조직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을 가두고 강제 노역을 시켰습니다. 그들이 동원된 길이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그들이 머물던 숙소가 남아 있습니다. 굴을 뚫고 다리를 놓느라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런 난공사를 강행한 이유는 이곳이 석탄 산지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석탄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이었으니까요. 영동 태백선으로 정선으로 들어오면 서는 기차역마다 탄광이 있었습니다. 사북, 고한, 함백, 증산, 나전, 여량, 구절리까지 모두 일자리를 찾아 전국에서 몰려든 광부들의 동네였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가 나는 위험한 작업이었지만 가난보다는 수월했던지라 사람들은 묵묵히 땅속으로 들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