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머무는 곳은 택시를 타고 이렇게 설명합니다. 아우라지에 밤나무 많은 곳. 이렇게 말하면 다들 알더군요. 실제 오래된 밤나무들이 여러 그루 서 있습니다. 밤나무들이 그곳에 있는 사연은 이렇습니다. 1900년도 초에 예언서인 <정감록>을 믿고 북에서 내려온 일족이 이곳으로 내려와 터를 잡았는데, 그때 심은 나무라는 것입니다.
새터를 잡고 밤나무를 심은 뜻은 무엇이었을까요?
이곳에서 창을 열면 집은 한 채뿐인데, 나무들이 울창한 숲이 보입니다. 밤나무와 함께 호두나무도 있고 대추나무도 있습니다. 예전 광산이 있었을 때 만해도 많은 가구가 살았다더군요. 이웃인 나전과 구절리에도 탄광이 있었던 걸 기억합니다. 마을에 번영을 가져다준 탄광은 사라졌지만, 밤나무들은 여전히 이번 가을에도 많은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리고 아까의 질문에 저 나름의 답을 하자면 아마 밤처럼 많은 자손을 퍼트리라는 뜻이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