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래나무는 자작나무과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서 삽니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특징은 밝다는 것입니다. 어두운 숲에서 희게 빛나는 나무는 무척 인상적이지요. 같은 자작나무과이긴 하나 자작나무보다는 못생겼습니다. 결정적으로 매끈한 자작나무에 비해 밑동이 살이 다 터진 것처럼 지저분하지요. 하지만 자작나무에게는 없는 빛이 있습니다. 사스래나무는 큰 키로 숲에 우뚝 서서 마치 등대처럼 빛을 뿜어댑니다. 예전에 사람들은 숲이 신이 사는 곳이라 신성하게 여겼다는 데 숲에 신이 있다면 단연코 사스래 나무가 아닐까 합니다.
나무를 떠나지 못하고 보다가 결국 시를 썼습니다. 아버지가 떠오르네요. 참 사랑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했던 아버지의 무뚝뚝함이 넘쳐흐르는 저 나무가 저에게 빙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