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을 위하여
지장보살은 지옥으로 들어가
석탄을 만들었지
검은 불꽃이 그를 태워
세상을 살렸네
한 사람의 중생이라도 지옥에 남아 있는 한
나는 성불하지 않겠다던 맹세는
땅 아래 굴을 파 들어가
지옥을 나오는 길을 만들었어
지상에서 막장으로 몰린 사내들이
아이 업은 아낙들과 찾아온 곳
남은 건 몸 하나 불살라
가족을 먹인 곳
여기는 지옥이 아니었네
석탄은 세상을 데우고 불꽃으로 날아가고
이제 굴들은 사라졌지만
그 길로 하늘에 올라갈 나무들이 자라네
흰 머리 고귀한 자작나무
어둠속에 횃불처럼 빛나는 사스레 나무
하늘을 향한 표지판처럼 솟은 낙엽송
당신이 길을 잃었다 생각한다면
정선으로 가보게
사북이든 고한이든 산을 오르면
검은 발자국 뚝뚝 흘리며 하늘 올라가던
발자욱이 반짝이며 위로 올라가는
하늘길을 만날 테니
세상이 내려다 보이는 마천봉에서
뜨거운 눈물 한 바가지 보시하길
하늘길은 강원랜드가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과 고한읍에 걸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