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역에서
시상이 떠올라 창문에 썼더니
종이가 찢어지며 시도 따라 찢어지네.
좋은 시라면 사람들이 꼭 전할 테고
나쁜 시라면 사람들이 꼭 침 뱉으리.
시를 전한다면 찢어진들 무슨 상관이고
침을 뱉는다면 찢어져도 괜찮겠지.
한바탕 웃고서 말 타고 떠나노니
천년 세월 흐른 뒤에 그 누가 나를 알랴.
臨溪驛
得句偶書窓(득구우서창)
紙破詩亦破(지파시역파)
好詩人必傳(호시인필전)
惡詩人必唾(악시인필타)
人傳破何傷(인전파하상)
人唾破亦可(인타파역가)
一笑騎馬歸(일소기마귀)
千載誰知我(천재수지아)
정선에는 세 개의 역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임계역은 정선에서 바다로 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조선의 문신인 어세겸(1430-1500)이 임계역에 머물면서 썼다는 시가 남아있습니다. 시에 대한 자세와 시의 평판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지요.
일본 와세다 대학에 갔더니 5층짜리 건물 하나가 무라카미 하루키 기념도서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