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아라리 줍는 아침
간밤에 얼마나 많은 노래가 피었다가
또 떨어졌을지
오일장 지나간 시장은 조용하고
가게들은 등을 돌렸네
시인이 무슨 노래를 짓나
묵은 황기 캐온 저 고라데이 화전민이나
한 삼 년 입 닫고 산 과부가
곰취 한 바구니 앞에 두고
눈만 껌뻑여도 아라리가 나오는데
나는 그저 검은 비닐 봉다리 들고
다음 장날까지
이 노래 저 노래 주을 뿐
정선의 봄은 조양 강을 따라
서울로 흘러가고
빈손으로 돌아오는 뗏꾼들이
마중 나온 아내에게
비로소 활짝 웃는 동네
검은 산 물 밑이라도
해당화가 핀다네
일본에 2박 3일로 다녀왔습니다. 강원문화재단에서 일본 작가와의 교류를 추진한 행사에 끼었지요. 도쿄의 진보초라는 곳에 주로 있었는데 그곳은 우리의 대학로나 신촌과 비슷한 곳이어서 와세다 대학 같은 명문 학교들과 서점, 출판사들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출판사에서 일할 때, 책 한 번 내려면 그리 까다롭게 굴던 소학관 건물에서 행사가 있었습니다. 소학관 사옥은 출판사라기보다는 무슨 백화점 같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