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엔 정선 여량 아우라지에서 시비 제막식이 있었습니다. 여덟 개의 바위에 시를 새겨 시비 공원을 만들었는데 제 시 ‘아우라지에서’도 들어갔지요. 여량면에서 주관하는 행사라 면장 이하 공무원들도 참석했습니다. 군도 아닌 면에서 이런 일을 추진하는 건 칭찬받을 일입니다. 그런데 참여한 시인들이 저를 슬프게 하더군요. 저보다 한 해 위의 시인은 술이 꼭지까지 돌아 나타나서 시키지도 않은 축사를 하더니 횡설수설하고 저보다 후배인 시인은 날짜를 착각했다며 늦게 나타나 사람들을 추위 속에 기다리게 하더니 대뜸 이러는 겁니다.
“군수는 안 왔나?”
말없이 앉아 있는 면장과 공무원들을 보면서 참 화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축하고 뭐고. 대충 밥 먹고 돌아왔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저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