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야곡
유호
봄비를 맞으면서 충무로 걸어갈 때
쇼윈도 그라스엔 눈물이 흘렀다
이슬처럼 꺼진 꿈 속에는 잊지 못할 그대 눈동자
샛별같이 십자성같이 가슴에 어린다
보신각 골목길을 돌아서 나올 때엔
찢어 버린 편지에는 한숨이 흘렀다
마로니에 잎이 나부끼는 이 거리에 버린 담배는
내 맘 같이 그대 맘 같이 꺼지지 않더라
네온도 꺼져가는 명동의 밤거리엔
어느 님이 버리셨나 흩어진 꽃다발
레인코트 깃 쓸어 올리며 오늘 밤도 울어야 하나
바가본드 맘이 아픈 서울 엘레지
「서울야곡」은 1950년에 나온 가수 현인(1919-2002)의 노래입니다. 트로트 일색인 당시에 드물게 탱고 리듬으로 쓰여졌지요. 그의 본명은 현동주인데 이 노래 작곡자이기도 합니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1938년 경성 제2 고등보통학교(지금의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42년 일본 우에노 [上野]음악학교에서 성악과 플루트를 배웠습니다. 우에노 음악학교 졸업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