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천
엄마도 없고 안경점도 없는 마을
한 번 깨지면 원주까지 가야하는
나는 심한 사시였지
열목어 보러간 정암사
지팡이가 자라 거목이 되고
불상도 없는 빈 집이 보궁이라더군
검던 물이 푸른 물로 변하는
만항재 아래
내가 못 본 세상이 있었어
착한 들 지나 절벽 사이 반짝이는
지장보살이 걸어가는 강
어디에도 지옥은 없었네
검은 색으로 도배한 방에서
당신을 원망하며
세상을 노려보던 내가 지옥이었네
*돌장광으로 내려가 보았지
비오리떼 지나간 사이로 일렁이는
두꺼운 뿔테 안경
엄마는 편히 쉬고
지장천은 천국을 흘러가네
정암사는 만항재 쪽에서 내려오는 지장천 앞에 있습니다. 지장천은 이름만으로도 아름답지요.
지장보살은 부처가 없는 세상에서 미륵불이 올 때까지 중생을 보살피는 부처입니다. 특히 지옥에 빠져 신음하는 중생들이 모두 성불할 때까지 자신은 절대 성불하지 않겠다는 서원을 세웠지요. 세상의 모든 중생들이 성불할 때라니…. 그런 소원은 결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