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옥
아무리 단단히 뗏목을 엮어도
물살 사나운 된꼬까리와 황새여울을 지나면
바닥에 물이 차지
이제 좀 잔잔해지는 어귀에서
배 좀 손볼라치면
불빛이 반짝이는 주막
전산옥은 얼굴 예쁘고
노래 잘하고
사내들 가슴에 구멍도 잘 뚫었다네
정선에서 서울까지
나무 팔러 가는 길이 험하다지만
열 길 소용돌이보다 치명적인
그 여자 치마폭은
난파선으로 가득하고
사내들의 한숨이 넘친다지
나 이제 서울이 지겹고
나무 판 돈 얼마 안 남았으니
빈털터리 되기 전에
주막으로 가려네
전산옥 노랫가락에
후회나 남은 한평생
제대로 구멍 한번 뚫려
치마폭 속으로
깊이깊이 침몰하고 싶다네
정선 여량 아우라지에서 서울 송파나루까지 아름드리 소나무, 참나무로 엮은 뗏목을 타고 가는 사공을 떼꾼이라 불렀습니다. 정선의 화전민이었지만 어렵고 험난한 강을 헤치고 다니면서 높은 보수를 받는 전문가가 되었지요.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자칫하면 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기도 했으니까요.
위험한 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