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량에 나갔다가 오래된 식당을 봤습니다. 가수기를 하더군요. 너무 반가워서 시켰습니다. 누구나 음식과 기억이 붙어 있을 때가 있지요. 오래전에 쓴 산문을 올립니다.
가수기
강을 거슬러 올라 큰누나 집으로 간다. 정선읍에서 자동차로 삼십여 분 걸리는 곳에 큰누나가 산다. 최 씨 집성촌인데 누나는 그곳의 장손에게로 시집을 갔다. 막내인 나와 큰누나는 나이 차가 많아서 어린 시절을 같이 보내지 못해서 이야기만 들었지만, 워낙 미인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장가들러 온 매형이 동네 총각들에게 미움을 받아서 혼례 때 발바닥을 심하게 맞았다고 했다. 매형은 평생을 교직에 있었다. 그러다가 퇴직을 하고 평화로운 노년을 보내다가 얼마 전 타계했다. 누나도 일흔이 넘었다. 자식들은 다 커서 분가했고 함께 사는 큰 조카도 집에 없어서 혼자 있다고 형이 걱정을 했다. 그래서 기왕 정선을 온 김에 내가 다녀오겠다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