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속에 잠들었는데 깨니 가을입니다. 한밤에 으슬으슬한 추위 때문에 깼지요. 사방 풀벌레 소리가 가을이더군요. 제 삶도 가을이니 심상치 않은 날들입니다. 후배 시인이 언제 뜰 거냐고 묻더군요. 그도 그저 별 볼 일 없는 시인으로 사는 내가 답답했던 모양입니다. 언제 뜨긴요. 시간이 되면 이 별을 뜨겠지요.
뜨는 게 목적이었으면 시를 쓰면 안 되지요. 적어도 시는 백 년을 내다보고 써야 하는 겁니다. 즉 내 평생엔 소출을 거둘 수 없다는 각오로 시작해야지요. 그러려면 포기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경제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