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무덥고 일은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날이 계속됩니다. 열심히 산 듯한데 쓸만한 결과는 없네요. 어쩌면 내가 지금 있는 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허가받지 못한 불법체류자처럼 사람들 눈치나 보며 숨죽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인이라는 족속 또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직업입니다. 사실 예전에도 시인은 소수의 사람에 의해 소비되던 문화였지요. 시인의 시가 돈이 될 리 만무하니 밥 먹고 시 쓸 시간을 얻기 위해 힘 있는 자들의 후원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그나마도 권력자가 아니라 권력자의 부인이나 딸이 주 후원자였지요.
이런 특권층들이 사라지면서 시인은 후원자를 잃었습니다. 특권층을 대신한 신흥 부호들은 예술에 고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