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창문 열고 비 내려다본다
퍼붓는 장대비는
손가락 힘이 빠진 탓일까
늙는 조짐이라는데
아무리 번개 치고 천둥 울려도
언짢은 기분은 가시지 않는다
땡볕과 폭우는 지루하니
기타를 살까
잊어버린 코드를 찾아내
이별 노래를 부를까
들어 줄 이 없어도
나만 좋은 연주회를 열까
창문 닫고 주문 외운다
내일은 개고 택배가 올 것이다
마치 똑같은 날들이 반복되는 것처럼 여름이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햇볕이 내리쪼이고 비 오고 또 폭염. 이런 날들이 계속되면 그게 종말이나 지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때 지구엔 수백만 년 동안 비가 온 적도 있었다고 하네요.
하긴 일본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쪽은 지진에다가 태풍에 비니까요.
외딴집에서 혼자 아무 말 없이 이 긴 여름을 견디면서 조금씩 미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려면 어떤가요. 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아침부터 더위가 푹푹 찌는 방 안에서 잠이 깹니다. 이곳이 해발이 높다 해도 덥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