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향이다
추석에 집에 있기로 했다
친정이 없어진 아내와
서울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올 명절은
집에서 쉴 거라 했다
시장에서 송편을 사고
보름달 뜨면
옥상에서 구경하자고 했다
용돈을 받은 아이들은
신이 나서 컴퓨터 게임을 사고
인터넷으로 떠난다
괜히 적적한 척
서울에 있을 선배에게 전화해
그날 저녁 만나기로 했다
문을 닫고 돌아누운 어두운 거리에도
작은 수족관에 불을 켜고
물방울 같은 사람들을 기다리며
문 여는 술집이 있을 거라고
텅 빈 시내버스처럼
반겨줄 사람이 없는
성묘객이 끊어진 무덤처럼
역질이 유행해 몇 년 추석에 고향에 가지 못했습니다. 큰조카는 자신이 차례를 잘 치를 터이니 오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지요. 한때, 명절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절대적 규칙이었습니다. 젊은 시절 주로 서울에 있었기 때문에 기차표를 사기 위해 청량리역 광장에 밤을 새우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흔한 풍경이었지요. 회사마다 버스를 동원해 귀성을 돕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