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가버린
다래끼
형들과 물고기 잡을 때
막내인 내 담당은 다래끼
여울살에 견디지 못해
족대도 못 들고 몰이도 못하니
물 밖에서 소리만 질렀다
자갈 달구는 여름 햇살에 꿈틀거리던
메기의 추억
겨울엔 씨앗을 담고
여름엔 물고기를 담던 다래끼는
이제 골방에 걸려 있다
숱한 물살 헤치며 내게 온
이 추억들은 무엇으로 담을까
싸리나무 엮던 밤은 사라졌는데
족대 들고 강을 뒤집던
형제들도 늙었는데
나는 아직 다래끼를 차고
강변에 앉아 있다
방학이 있는 여름이면 나이 든 형들도 휴가를 얻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온 집이 사내들 웅성거리는 소리로 그득했지요. 아들만 여섯이었으니까요. 친하게 지내던 사촌 형까지 가세하면 집 앞 강은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형제들은 물고기를 잡는 것을 좋아했지요.
집 앞은 ‘보’라고 하여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물을 가둬두는 작은 댐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물고기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었기 때문에 잡아도 잡아도 마르지 않는 천렵터였습니다.
족대를 들고 소리를 지르며 몰이를 하면, 하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