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바리
머이 우태 내게 사랑이란 건
마카 뼝때에 걸린 솔낭구처럼
춥고 적적해서
당최 가까이하기 어렵드라
니는 당장에야 나가 좋다고
착착 달라붙지만
까마구 얼어 죽는 겨울이 지나면
갱물도 풀려 흘러가는 법
등신처럼 울어 처대는 나를 떠나
재 너머 굽이굽이 떠나는 꼴을 또 우째 감당하나
고냥 보기만하다가
한밤에 부엉새처럼 보기만 하다가
맴 저리면 술 한 잔 하고
가만히 두는 게 젤 났지
허니 얼렁 가라 이 여수야
여태 싹수 노란 내 청춘아
이게 뭔 소린지? 하실 분도 있겠지요. 정선사투리로 쓴 시입니다. 촌스럽다고 사투리를 안 쓰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사투리가 개성으로 들리는 시대입니다. 전라도나 충청도, 경상도 사투리는 워낙 많이 알려져서 다들 알아듣지만 좀 퉁명스러운 강원도 사투리는 생소하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니 이 땅의 시인으로서 이 땅의 말로 시를 쓰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위의 시를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멍청이
결국 내게 사랑이란 건
절벽에 걸려있는 소나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