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전남친
그리움이 전화를 하지
소년을 항아리 속에 절여놓고
수십 년 전 소녀가 피었다고
아직도 그 별은 하늘에 뜨고
그 달 아래 살고 있으니
그리움이 멱살을 잡지
함께 걷던 골목마다 해바라기 서 있다고
봄은 너무 짧고
우리는 하루씩 늙어 가는데
누구를 위해서 새벽이 오는지
늦은 후회는 있어도
늦은 고백은 없다고
이곳에서는 봄이면 총동문회를 해. 작은 지역에 학교도 남, 여 하나씩 밖에 없어. 주민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행사지. 그러니까 초등, 중, 고 어느 하나라도 있다면 다 동문인 거야. 게다가 성별이 다른 학교끼리도 초등학교에는 다 같은 학교에 다녔으니 동문이 되는 거지.
심지어는 중간에 전학을 오거나 중간에 전학을 가도 동문으로 인정을 해. 중요한 건 이렇게 해서 하나로 묶겠다는 마음이겠지.
강변에 있는 공설운동장에 각 기수마다 천막을 치고 식사를 하고 술도 마시면서 봄날 하루를 즐기는데 한 바퀴 돌면 내 기억의 거의 모든 사람이 그 안에 있어.
그러니까 술을 마시며 왁자지껄하게 놀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