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돈
시 쓰다 원고료 없는 청탁이나 받고
떠나지 않는 내 애완동물 슬픔과
텅 빈 저녁놀이나 보다가
생각났지 시판돈 라오스의 낙원 시 판 돈
메콩 강이 만든 사 천개의 섬이 있는 곳
공짜 악령들 콘 파팽 폭포가 가두고
외줄 타고 물살 건너는 사내가 투망을 던지면
일 미터짜리 아시아 붉은 꼬리 메기가 잡히는 곳
사방 바람 불어오는 이 층짜리 나무집에서
선짓국으로 끓인 쌀국수 먹으면
선선한 여름과 잠는 곳
난방비도 없고 세금도 없고
상류에서 떠내려 온 나무가
신으로 절을 받는 곳
소원은 강처럼 알아서 흐르는 거지
내게 동냥이나 하지 말렴
시판돈 아직은 티비로만 보는 낙원
애완동물은 비행기에 태워주지 않는단다
갈 곳이 하나 생겼네
그는 또 날아온 전기세 폭탄고지서를 보며 낙담하는 중이었다. 난방비를 피해 다른 곳에 있다가 왔지만 한 달 내내 외출 중으로 보일러를 두어도, 전기료는 상상 이상이었다. 그렇다고 꺼버리면 얼어 터져서 천문학적인 복구비용이 달려들 테니 어쩔 수 없었다.
고지서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