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뿌리는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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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뿌리는 곰] 본가에서 보내는 편지
비 오는 날 시장에 있는 막걸릿집에서 한 남자를 만났다.
2024. 2. 1.
[시 뿌리는 곰] 본가에서 보내는 편지
비 오는 날 시장에 있는 막걸릿집에서 한 남자를 만났다.
본가에서 보내는 편지
본가에서 보내는 편지
전남친
지을 땐 몰랐는데
낡는 건 잠시네요
우리가 세웠던 기둥
당신이 골랐던 커튼
빨간 우편함까지
금방 잊는 게 미안해
영원이란 말을 풍경으로 달았지요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아직도 댕댕 울려요
거짓말처럼
자작나무 심은 마당엔
강아지 기른다 했던가요
귀는 쫑긋하고 까만 코가 축축한
허무라는 이름의
서까래가 올라간 이래
둘이 함께 들어가 본 적이 없는 방
아직도 궁금해요
이렇게 될줄 알고 있었는지
마지막 대문은 내가 잠궜지요
지금은 다른 집에 살고 있어요
망설이는 동안
여긴 지붕이 기울고
사선으로 비가 오고
원을 그리는 눈이 와요
우리가 다퉜던 날들처럼
참 부질 없지요
이렇게 부지런한 계절 속에서
폐허 한 채 남긴 만남
그래도 잘 지내기 바래요
이 집은 내가 가질게요
당신에게는 언제나 열려 있으니
여기가 본가지요
어느 밤 불이 켜지고
귀에 익은 노래 들려오면
달려 올 게요
심장 뛰는 소리 들을 수 있을만큼
가까이 있으니
아직은 빈집이 아니랍니다
비 오는 날 시장에 있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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