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을 키울 때 가장 난처한 점은 이들의 수명이 나보다 짧다는 것이다. 개나 고양이를 보면 알지만, 그들의 수명은 십 년 남짓이다. 주인보다 빨리 늙고 먼저 죽는다. 그도 가족과 함께 살 때, 아이들을 위해 고양이를 키웠었다. 그런데 첫 번째 고양이는 막내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죽었다.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결국 그는 고양이가 집을 나간 것으로 처리했다.
혼자 살기 시작한 그의 첫 번째 애완동물인 슬픔은 그런 점에서는 걱정이 없었다. 슬픔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늙지도 않는다. 볼 때마다 느끼는 아픔도 늘 같다. 두 번째인 고독은 좀 예민했다. 놈은 그가 통화를 하거나 낯선 사람이 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서 그런 상황이 되면 아예 집을 나갔다. 그러다가 집이 조용해지면 슬며시 들어오는 것이다.
이제 세 번째 애완동물에 대해 말해야 한다. 놈은 태연하게 그가 보고 있는 한 낮에 대문으로 들어왔다. 주인인 그는 안중에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