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급하기도 싫지만 대통령선거에서 보수가 이겼습니다. 강원도는 도지사도 망언을 일삼던 자가 당선됐지요. 덕분에 저는 이 세상의 을들을 위해 쓰겠다던 시집 원고를 팽개쳤습니다. 그리고 이리저리 방을 옮기며 떠돌고 있지요.
지금은 서울에 있고 다음 달엔 정선 여량에 있을 것입니다. 그다음은 모르겠습니다. 일어난 아침부터 그날 어떤 일이 벌어질 줄 누가 알겠습니까?
후배 박정대 시인은 아마 추석 전에 고향 강가에 짓는 집을 완성할 것입니다. 그러니 제가 갈 방이 하나 늘어났지요. 그런데 늘어나는 것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저를 떠미는 곳도 생겨나지요. 아니면 그렇지 않았던 곳도 머물 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지만 사람 때문에 그럴 때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현실이나 생물체와 맞닥뜨렸을 때 공포를 느낍니다. 공포 영화의 대부분은 그래서 공격하는 자의 정체가 잘 드러나지 않지요. 어떤 때는 저를 그런 잘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