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모든 사람을 다 만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만난 사람 중에 다시 보고픈 사람은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해도 말이지요.
새로운 곳으로 몸을 옮기면 먼저 만나야 할 사람들을 떠올립니다. 가능하면 모두에게 기별해야지요. 우리는 내일 일을 알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소식이 궁금한 사람들은 참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마지막으로 본 후로 얼마나 달라졌는지입니다. 좀 더 들어가 나를 보는 눈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서울에 온 김에 가족들을 불러 저녁을 먹었습니다. 아내와 두 아들이 손님처럼 내가 예약한 식당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처럼 사는 일을 얘기하고 내일에 대해 말합니다. 건강에 나쁘다고 술을 마시는 건 나뿐이었습니다.
우리 가족 네 사람은 이제 모두 성인입니다. 정신연령은 제가 가장 어릴 것 같은데, 그들이 전철역으로 떠난 뒤 혼자 남았을 때 느꼈습니다. 우리는 각자 섬이 되었구나.
피붙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