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렬한 겨울
정찰대로 비가 스며들었다
모두 잠든 한밤
온 동네를 염탐했다
빈틈이 보이는 내 창은
축축한 표적이 새겨졌다
외딴 마을은 숨죽여 대군을 기다린다
이제 눈송이를 터트리며
선봉으로 추위가 들이닥칠 것이다
길을 얼리고 수도를 끊으며
피할 수도 없고 이길 수도 없는
원군도 없이 그저
봄까지 버텨야 하는 농성전
우리들은 안다
이렇게 싸우며 사는 날들이
마지막이 마지막 위에 차곡차곡
성벽으로 쌓인다는 걸
올해도 겨울은 이기지 못할 것이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비가 왔습니다. 이미 밤부터 내린 듯 창이 젖어 있었지요. 산 지 일 년밖에 안 된 컴퓨터가 말썽을 부려 글을 쓸 수 없어 속이 무척 상했던 밤입니다.
오늘은 일찍부터 일정이 많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아침에 여량면사무소에 서류 내고 ‘정선뗏목아리랑’ 부치고 읍내에도 일이 있었드랬습니다. 저녁에는 동창들이 시집 나온 기념으로 밥이나 먹자 합니다.
급한 대로 문서는 카페에서 출력하고 읍내로 컴퓨터 싣고 나가는 길에 첫 줄이 떠올랐습니다. 이번 겨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