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십 년 동안 보라색 엑센트였다
1500시시 엔진으로 무리하며
180킬로로 달렸다
가끔 손을 봐야 했지만
가야 할 때 멈춘 적은 없다
사거리에서 신호 대기 중에
뒤통수를 받힌 적도 있고
비 오는 강변도로에서 울다가
남의 등을 친 적도 있지만
15만 킬로미터 동안
큰 후회는 없었다
차체의 상처 하나하나
그동안 지나온 골목 구석구석
모두 기억한다
엔진의 미세한 떨림과
신호를 위반한 열정적인 유턴들
나는 브레이크가 밀리는 삶을 살았다
이제 혹사당한 차를 보내며
마지막 기름을 넣는다
잘가 네 덕분에
불행하지 않았다
오늘은 장애인을 위한 문학 수업을 다녀왔습니다. 장애인에게 어떻게 시 쓰는 이야기를 할지 걱정도 됐지만 별문제 없이 잘 마쳤습니다. 시 앞에서는 장애도 벽이 되진 않더군요.
강의가 끝난 뒤 바로 오는 게 아니라 저녁을 먹고 모닥불을 피우고 학생들과 다시 멘토로서 상담하는 시간도 있었기에 늦게 끝났습니다. 돌아오니 매우 피곤해서 푹 자고 싶었지만, 다음 날 아침은 보름 전에 예약해둔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