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기침이 깊어지자
쿵쿵 문이 열리고
떠난 사람들 보인다
비워지지 않는 끈적한 기억
감기는 더 견디기 힘든 마음이
청하는 용한 무당
둥둥 북 울리고
작두 위로 오르는 후회가 꽃필 때
내 머리 가르고 하늘로 오르는
당신을 본다
아직 아플 사랑이 남았으니
또 한 해 부정탈 봄이 오겠다
힘든 원고 하나 또 넘겼습니다. 정선사람들을 인터뷰한 원고인데 박정대 시인과 제가 각 20여 명의 사람에 대해 쓴 것이지요. 기획은 제가 했으나 뗏목 아리랑을 쓰고 있는지라 박 시인에게 넘겼습니다. 둘 다 최근 한 달 끙끙댔습니다.
얼마 전 여름에 썼던 동화 태고 보우 스님에 대한 일대기도 나왔고 뗏목아리랑은 다음 주 나옵니다. 아, 그리고 제가 가르친 학생들이 만드는 앤솔러지도 나옵니다. 그러고 보니 올 한 해는 제법 바쁘고 풍성했네요.
비록 손에 쥔 것은 별로 없으나, 마음만은 부자입니다.
마지막 원고를 넘기고 나서 손님처럼 감기가 찾아왔습니다. 기침이 터지고 몸이 으슬으슬 춥더군요. 사실, 안 왔으면 섭섭할 손님입니다. 늘상 큰 원고 하나 끝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