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쓴 서사시 정선 뗏목 아리랑이 책으로 나옵니다.이를 기념해 도입부를 먼저 공개합니다.
서시
내 마음은 묵은 절처럼 벼랑에 앉아 졸다가
조양강 물결 위로 떼배 하나 띄우네
뱃사공아 길 좀 묻세 도원이 어디에 있는가
감자밭에 너와집 짓고 부모 형제 모시게
좋아서 나왔겠나 야속한 이 세상
갈 때까진 내 뜻대로 맘껏 살아보리라
내 사랑은 흘러 흘러 서울 바다로 가고요
이내 몸은 산을 넘어서 은하수로 떠나요
감재 이야기
감재는 정선 바닥에 부모 없는 떠꺼머리
부모 없는 자식이 어디 있을까마는
시절이 어려우면 고아들도 많다네
세상천지에 약초 장사 하는 아재만 하나 있어
온갖 심부름하고 보리밥이나 얻어먹지만
커갈수록 빠릿하고 허우대가 멀쩡해
감재하면 읍내에 믿을 만한 일손이지
감재라는 이름도 흉년에 감자처럼 요긴하다 붙였으니
동네 좋은 일 나쁜 일에 안 끼는 데가 없다네
감재 나이 세 살 때 경복궁을 다시 짓는다고
대원군이 전국에 돌과 나무들을 모두 거둬갔지
예로부터 정선은 임금 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