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혼자 살았다. 도시에서 월급쟁이로 근근이 살면서 연애는 하지 못했다. 그게 뭐 이상한 일인가? 연애도 마음이 맞아야 하는데 그에겐 그런 마음이 없었다. 그저 먹고사는 일이 중요했으니까. 물려받은 유산도 없고 평범한 학력과 이력을 가지고 이 도시에서 밀려나지 않고 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했다. 정치적인 견해도, 종교도 가능한 다른 사람과 편이 갈리는 건 피해야 했다.
그 덕에 그는 전세를 얻을 수 있었고 이 도시에 주소지를 가진 당당한 시민이 되었다.
그게 전부였을 것이다. 이번 일만 아니었다면 그는 그렇게 살다가 퇴직하고 연금을 받으며 죽음까지 갔겠지.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이상한 일은 생겼다.
어느 날 집에 돌아가기 방에 누군가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의 침대에 어떤 여자가 누워 있었다. 아무 움직임도 없고 대답도 하지 않아서 자는 줄 알았는데 그녀는 죽은 시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