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라는 출발
그는 이제 영동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진부로 들어섰다. 추석 전날이었다. 강릉으로 내려가는 길은 혼잡하고 서울로 가는 길은 뚫렸다. 제사도 인터넷으로 지낸다던데 저 차들은 성묘를 가는 걸까 아니면 연휴를 즐기러 바다로 가는 것일까?
그는 이제 어두운 숙암 계곡을 내려가야 한다. 한 삼사십 분 검은 길이 계속될 것이다. 인구도 많지 않은 이곳은 이미 돌아올 사람은 다 돌아와서 혼자 가는 길이 되겠지.
일찍 가야 빈집만 기다리고 있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 가기 가족들끼리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부모님이 없으면 각자 남인 거야!
형제 중 누군가 그리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은 곧 사실이 되었다. 제사도 각자 자기 가족들과 지내고 성묘도 각자 갔으니까.
에상대로 정선까지 내려가는 길은 혼자였다. 더러 터널이 나오고 다리가 나오더니 가로등이 켜진 마을 하나 지나고는 온통 어둠이었다. 산과 하늘 사이에 보름달이 떠 있는 것만 빼면
그의 자동차가 뿜는 불빛이 전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