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마감 때문에 달려온 잡지 편집 기자에게 말했다. 잡지란 것이 내야 할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자기 때문에 이 한밤에 집까지 달려온 기자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벌써 며칠째 잠도 못 자고 끙끙댔지만, 도무지 뭘 어떻게 써야 할지, 그냥 꽉 막힌 상태였다.
그러자 기자는 한숨을 쉬더니 한마디 했다.
“내가 도와줄까?”
기차는 늦은 밤 청량리역에서 출발했다. 급하게 오느라 택시를 타고 그 유명한 사창가 골목을 지나갔다. 붉은 등이 켜진 쇼윈도에 지친 여인들이 하나씩 앉아 있었다. 마치 영감이 떨어진 그의 머릿속 같았다.
“기차 출발합니다.”
하는 안내방송이 떨어질 때야 그는 간신히 기차에 올랐다. 조금만 늦었으면 놓칠 뻔했다. 예약을 한 게 아니어서 좌석표가 있을까 염려했지만 그의 좌석이 배정된 기차 칸은 대여섯 명의 사람만이 앉아 있었다. 하긴 평일 밤이었다. 이토록 늦은 밤 출발하는 기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