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아침을 먹다가 도시락을 싸고 있는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군, 난 이제 다 늙었는데.”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웃어주었다.
“우리 만난 게 벌써 삼십 년 전인가? 그때 당신을 만나지 못했으면 아마 지금까지 살아 있지도 못했을 거야.”
사실이 그랬다. 삼십 년 전 그는 무능하다는 이유로 다니던 회사에서 잘리고 친구에게 빚보증 잘 못 서서 그동안 모은 돈도 다 잃어버렸었다.
‘이제 더 살 이유가 없지.’ 하는 생각에 한밤중 밧줄을 들고 뒷산 공동묘지를 올라갔다.
나무에 목매달 밧줄을 걸 용기를 얻으려고 소주를 한 병 마시고 까치발을 하며 가지에 줄을 걸다가 서글퍼져서 소리 내 울고 말았다.
그는 소심한 사내였다. 키는 작고 얼굴도 못생겼다. 그러면 보통 재능이 있거나 독한 성격으로 버티는데 그는 그렇지도 못했다. 하다못해 우는 일까지도 남들이 들을까 두려워 속으로만 하던 소심한 사내였던 것이다.
이제 죽는 마당에 뭘 더 가리겠는가. 그는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