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시인을 만나러 간 자리에서 대뜸 “자네는 대기만성형이야.”라는 말을 듣고 그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제 이십 대인 그에게 대기만성이라니…. 앞으로 얼마나 더 있어야 성공을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건 덕담이 아니라 악담이었다. 평소 존경하던 선배였지만 처음 보는 사이에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자네는 대기만성형이야.’ 꿈에서 깼는데 앞의 이야기는 다 잃어버리고 이 말만 귓전에 남았다. 벌써 사십 년 전에 들었던 말인데 아직도 생생하다니. 사십 년이라는 세월도 참 낯설다 벌써 머리는 백발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디 글쟁이들 자리에 가면 원로라고 축사를 하라 들었다. 떠오르는 젊은 시인이라며 선배들에게 귀염받던 시절이 아직도 어제 같은데….
줄은 아직 길었다. “원! 진료 한 번 받는 데도 이리 기다려야 한다니.” 그러고 보니 그의 일생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무언가 한 번 이룰 때도 항상 기나긴 기다림이 있었다. 밥을 먹으러 가도, 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