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소개소 앞에서 그녀는 잠시 망설였다. 저 검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게 참 싫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실업 급여도 끊겼고 집세도 밀릴 판이었다. 그녀는 지금 자기가 사는 곳이 좋았다. 그러니 계속 이곳에서 살려면 수입이 있어야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낯익은 상담원이 보였다. “이번에도 단기를 원하시는 거지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상담원이 말했다. “마침 적당한 자리가 있네요.” 밤 골목에서 그녀는 하염없이 밀리고 있었다. 너무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밀어대고 있었다. 젊은 청년들이 축제를 즐기러 왔다가 몰린 것이다. 어디에도 도와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한쪽이 넘어지면서 무더기로 사람들이 깔리는 소동이 일어났다. 그녀는 거기 있었다. 누군가의 발에 걸려 넘어지고 그 위에 또 사람이 넘어졌다. 많은 사람이 죽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상담원이 봉투를 주었다. 이제 이 돈만 있으면 당분간, 아니 한 생애 정도는 견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