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보전 십 년은 한 병자처럼 비가 내린다 겨울 견딘 대추나무들 불효자인 양 신음도 없이 맞는 저녁 사상 최대의 비가 온다고 경보가 뜨고 마지막 짐을 실은 검은 기차가 지나간다 마당을 보며 의자에 앉아 낡은 집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다 개미들이 떼를 지어 떠나갔다고 일정에 시달린 꽃들이 하는 수 없이 활짝 피었다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는 데 느닷없이 옆집 개가 짖는다 평생을 묶여 사는 개에게 마지막은 어떤 밤일까 주워가지 않는 살구들이 떨어져 구르다 으깨지는 여름 천둥 번개는 언제 오려나 이제 나도 그만 영문도 모르는 기다림을 그치고 싶다
지구가 이제 망조가 들었는지 기상 이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이 폭염과 홍수로 난리입니다. 아니 이 표현은 잘못됐습니다. 지구가 이제 정신을 차려서 더 이상 인간들을 용납하지 않을 모양입니다. 이런 세상을 말세라고 하지요. 말세가 오면 제정신이 아닌 인간들이 넘쳐납니다. 일본이 방출하는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