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는데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런 날이 드물었기에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았지요. 그랬더니 금방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이 벌써 그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이었지요. 월요일 아침 여섯 시,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시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가 앉았고 곧 사직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화창한 오월이었고, 창밖에서 새가 울었습니다. ‘상기 본인은 일산상의 사정으로 인하여….’
문서를 작성하는 일이 이렇게 즐겁다니요. 이 문서를 보며 놀랄 부장의 얼굴을 생각하니 즐거워 콧노래가 나왔습니다. 그는 사직서를 품에 넣고 출근하기 위해 차를 몰았습니다. 시동을 걸면 항상 툴툴거리던 오래된 자가용도 오늘따라 부드럽게 달렸지요. 왜 이런 생각을 진즉에 하지 못했을까요? 그는 월급을 받기 시작한 이후로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회사는 그에게 차꼬를 채우고 이름이 아닌 이상한 호칭으로 불렀으며 종일 일거수일투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