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여탄 강 구비 한 필 베어내 읍내로 이사 온 성길이 엄마는 평생처럼 모질게 밀어온 메밀을 반죽해 된장 국물에 끓였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꺼지지 않는 아궁이가 작고 얼굴이 흰 성길이를 학교로 보냈어 후루륵 힘껏 빨아들이면 끊어져 콧등을 탁 치는 세상은 국수 같아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네 온 밤을 소주로 적시고 떨어진 별처럼 속 쓰린 사내들이 들어서면 땀과 눈물과 콧물로 간을 헹구고 뇌를 씻어주던 콧등 한 대 제대로 맞아 정신 차리는 새벽 우리는 공기 밥 한 그릇 마저 말아먹고서 다시 하늘로 올라가지 종일 떨어지는 어둠 캐내려 역전 동광식당 콧등치기 한 그릇에 벌개진 얼굴을 하고서 새 아침이 되지
“정선에 무슨 음식이 유명해?” 제가 그곳 출신이라 하면 으레 따라오는 질문입니다. 오랜 세월 사람이 살아온 정선 같은 산촌은 비록 사람 수는 적어도 볼 곳도 많고 먹을 것도 많지요. 사람이 적다고 나무나 풀이 적은 건 아니니까요. 사실 음식이라는 것은 사람의 기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함부로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