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절
산속에서 절을 잃었네
분명 그곳에 있지만
길이 지워졌지
지나가는 천둥 번개 때문일까
안내판은 보이지 않고
숲은 닫혀 있었네
산이 있으면 길이 있고
끄트머리에 매달린 암자도 있는 법
날이 저문다 해도 가겠네
초롱꽃 한 무더기 마음을 밝히면
산짐승 으르렁대는 저 어둠 너머
스스로 반기는 풍경 소리 들리지 않겠나
오월은 초파일이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지요. 동국대학교를 다니던 시절 그때가 되면 가장행렬에 하얀 코끼리가 등장했습니다. 하얀 코끼리는 부처를 상징하는데 모교의 상징이기도 했지요. 용맹정진이 불교식 파이팅인데 교정의 한 가운데 백상탑도 있었습니다.
남산 중턱에 세워진 학교에는 또한 절이 한 칸 있었습니다. 절이라기보다는 건물 한 채로 이루어진 암자라 해야 어울리는데 정각원이라 불리던 건물이 범상치 않았습니다. 고색창연하고 화려했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궁궐의 한 부분을 옮긴 것이라더군요.
지금은 빛이 많이 바랬지만 조계종 종립학교인 동국대학교는 혜화전문이란 이름으로 시작하던